맥소노미의 인사이트 픽 ─ 맥사이트픽이 매주 찾아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의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 팀 맥소노미가 2024년의 다양한 마케팅 트렌드 중 마케터분들과 우선 살펴보아야 될 주요 인사이트를 선정했습니다. 변화하는 디지털 시대를 탐색하고 새롭게 다가올 마케팅 이슈를 파헤쳐 보겠습니다.
약 300조에 이르는 한국 유통시장에는 국내외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경쟁하고 있지만, 아마존 같은 해외 기업보단 쿠팡, 네이버, SSG같은 국내 기업(또는 국내 경영진, 국내 로컬 자본이 투입된 기업)이 커머스 선두자리를 굳혀가는 추세였죠.
이들이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많은 마케팅과 투자 확대에 몰두하던 도중, 한국에 이름을 알린지 얼마되지 않았던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C커머스* 기업이 아주 갑작스럽게 한국 시장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이들을 이커머스 시장으로 끌어 들여온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한국 소비자들입니다.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따라, 가격에 한 층 더 민감해진 소비자들은 그 어느때보다 상품의 가격을 중시하게 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가장 저렴한 커머스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로 직행하게 되었죠.
*중국(CHINA) + E-Commerce의 합성어로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의미
이미지 출처 :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홈페이지 | 로고 이미지
여기서의 핵심은 소비자들이 처음 접해보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의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데에 있어 별다른 망설임 없었다는 것 인데요. 소비 부담을 줄여주어, 가계 경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지금의 소비 환경 변화에 정확히 부합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등 C커머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점차 늘어날 수록 상품의 품질, 교환, 환불 프로세스등 국내 주요 커머스 플랫폼과의 소비 경험을 비교 판단하기 시작했습니다. 일회성 구매일 경우, 묻지도 따지는것도 없이 가격이 소비자의 구매를 일으킬 것입니다. 하지만 해당 소비자들의 리텐션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가격 이상의 가치를 제공해야만 하죠. 이는 마케팅 불변의 법칙중 한가지 입니다.
5월 초순에 접어들어,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공세를 퍼붓던 C커머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주춤하며 이에 소비자들의 반응도 역시 주춤하는 모양인데요. 정부에서는 본격적으로 국내 커머스 시장 보호를 위해 KC인증을 받지 않은 상품들에 대한 구매 제한 조치를 발표하는 등 C커머스에서 판매하는 해외 직구 상품들에 대해 제동을 걸기 시작했습니다. 언론에서도 이러한 상품들과 관련한 유해 물질 기준치 초과등의 품질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죠.
한국 소비자단체의 이야기처럼 ‘해외 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는 내달 6월 부터는 안전인증을 받지 않는 품목 일부 (하위 1~3번 항목)에 대하여 해외직구를 원천 금지하기로 하는 방안을 전격 발표했습니다.
이미지 출처 : 한국 소비자단체 | 해외 직무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
하지만 ‘직구 원천 차단’ 과 같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안전성 조사 결과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만 6월부터 반입을 제한해 나갈 계획"이라며 최초 발표한 법안과 내용이 조금 변경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해당 법안을 발표직후, 사흘만인 5월 19일에 정부는 본 법안 논의를 중단하고 시행을 철회한다는 최종 발표를 했습니다. 국민 정책 입안과 발표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되레 소비자 혼란만 가중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지요.
해외 판매 상품들이 KC인증없이 국내로의 수입이 가능했던 배경은, 해외직구로 배송되는 상품에 대해 별도의 안전 확인 절차가 없어 국내로의 반입이 가능했기 때문인데요.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소비자 시민단체들은 "가격이 높지 않은 제품들의 경우 별도의 조치 없이 세관을 통과하고 있는 현상황에 대해 정확한 모니터링 및 실태 조사가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에 대해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정부의 조치로 해외 판매자를 대상으로 품목당 최소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의 비용이 필요한 KC 인증을 강제할 방안이 없음과 동시에, 해외 제조사 및 판매처등에서 이러한 인증 여부를 정확히 제공하는가에 대한 의문도 숨길 수 없습니다. 여기서 해외 커머스 플랫폼의 단점이 명확히 들어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디지털로 인하여 생수 1병부터 수 만가지의 상품들이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구매 가능하게 되었는데요. 이와 같은 소비의 편리함을 누리고 있는 디지털 이커머스 세상에 유통되고 있는 상품과 택배 수량을 가늠해봤을 때 통관 단계에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걸러낼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단언컨대, 단일 국가에서의 조치만으로는 부족하며 상품의 제조 및 수출 과정에서 KC인증 필수 적용이 법제화되거나 또는 전세계에서 통관으로 들어오는 개인이 발신하는 단 1개의 물류 정보까지도 디지털 데이터화 될 수 있어야만 가능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이런 다양한 상품들을 판매하는 알리익스프레스 또는 테무를 통해 상품 구매를 경험한 소비자라면 아마 100% 공감하실텐데요. 바로 회색 비닐로 포장된 택배꾸러미를 받는 일 입니다. 개인이 1개의 택배를 받는다는 전제하에, 중국과 같은 국가에서 3년 연속 택배 물량이 1000억 건 넘게 된다면, 한 해 종이·플라스틱 쓰레기가 각각 900만, 80만 톤이 생산됩니다. 이는 디지털 시대와 택배의 편리성 뒤 감춰있는 이면이죠. 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여러명의 판매자에게 각 1개 이상의 상품을 주문한다면 상품마다 개별 포장된 택배 박스를 받는 것은 흔한 일입니다. 또는 주문한 상품대비 여러겹의 비닐 포장 또는 터무니없이 큰 상자를 받는 경험으로 일부 소비자는 ‘돈 주고 물건을 산 건지 포장지를 산 건지 구분’이 안될 정도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쿠팡에서는 프레시백 등을 사용하여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환경 문제에서 완전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불행중 다행으로 국내에서는 최근 이러한 규제를 정부차원에서 다루기 시작한 단계인데요. 4월부터 택배 과대포장 규제를 시행하여, 일회용품 감축 정책 계획이 있었습니다. 물론 계도기간에는 실질적인 단속이 이뤄지지 않지만 ‘제품을 소비자에게 수송하기 위한 일회용 포장’ 이라는 명목하에 포장공간 비율은 50% 이하, 포장 횟수 (주문 건당) 1차례 이내 로 정한다는 것이 이번 규제의 핵심 안 입니다. 즉, 제품에 비해 지나치게 큰 상자는 사용을 자제함에 따라 과대 포장을 방지하자는 의도이지요. 과대 포장이 적발되면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데 단, 작은 악세사리와 같은 물품의 판매시 쓰이는 가로, 세로 높이 합이 50cm 이하인 포장 박스는 규제 대상에 제외됩니다.
하지만 이 같은 법안 시행또한 2년이 연기되었다는 아쉬운 소식이 최근 들려왔습니다. 택배 과대 포장 규제는 지난 2022년 4월 30일 도입돼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오는 30일부터 단속할 계획이었지만, 환경부는 예정대로 시행하되 또 다시 2년간의 계도기간을 두고 실질적인 단속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지요.
이미지 출처 : SBS | 中 택배포장 쓰레기 배출 심각…테이프 사용량 지구 425바퀴
앞서 살펴본대로 C커머스 플랫폼에는 아직 품질, 교환, 정치적 위험성, 환경과 같은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존재하는데요. 그럼에도 빠르고 저렴한 C커머스 플랫폼의 질주를 막는 건 한동안 힘들어 보입니다. 게다가 알리와 테무는 디지털의 장점을 최대한 이용하여 소비자가 자신의 소비 행동을 돌아볼 수 있는 순간들을 생략하도록 쇼핑 편의성 개선에 집중했습니다. 해외 직구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감수해야했던 결제 부분은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연동으로 간소화시켰고, 한국 법인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는 가장 최근 334억원 규모의 자본금 증자와 국내 마케팅과 특히 물류 영역에 대해 투자계획을 발표등으로 국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기 위해 적극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두 회사 모두 한국 사업이 중요하다 강조하며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는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그리고 무엇보다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앞으로 규제 당국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내 표준을 충족하는데 전념하겠다"는 의견을, 쑨친 테무 대표는 “소비자 안전과 플랫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보자하기 위해 규제 요청에 신속하고 성실히 협력하겠다"는 의견을 직접 전하기도 했습니다.
쿠팡의 1분기 성적표를 받아보는 컨퍼런스콜 자리에서 김범석 쿠팡 의장은 아래와 같은 이야기를 했습니다.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 진입 장벽이 낮으며 소비자가 클릭 한 번으로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고객은 구매할 때마다 새로운 선택을 하고 더 좋다 판단하는 곳에서 소비하길 주저하지 않기 때문에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판매 상품의 품질 관리 및 개선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리테일 플랫폼의 숙명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일 것입니다. 아무리 막대한 자본을 업은 C커머스 기업이라 하더라도 당장 실현 가능한 부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은 C커머스를 대표하는 각 2개사의 다짐이 국내시장에서 얼만큼 지켜지는가를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굉장히 냉철합니다. 그리고 물건과 서비스를 평가하고 만족하는 정도가 예전의 소비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훨씬 더 가다로워졌으며, 심지어 개개인별로 다양하게 세분화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격과 품질을 넘어 구매 플랫폼에 따라서도 만족도가 다르게 나타납니다. 예컨대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조금 비싸게 구매하였어도, 내가 상품을 구매한 채널에서는 판매 상품의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한다면 그걸로 큰 만족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초저가 이면에 숨겨져 있는 것들 △짝퉁,불법 상품 판매 △미흡한 소비자 보호정책과 같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또 나의 소비가 어떤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간과하지 않는게 중요합니다. 앞으로의 C커머스는 국내 시장으로 판매될 상품의 품질 관리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어떤 부분에서 신뢰를 끌어낼 것인지가 국내 시장에서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 여부를 판가름하게 될 것입니다.
C커머스 기업은 가격과 편리한 디지털 고객 여정을 무기로 많은 국내 고객을 확보하였습니다. 이런 C커머스 기업의 빠른 성장에 많은 마케터들이 불안함을 느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관련된 정부 정책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 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환경오염, 저품질, 국내 경쟁사들의 대응 등으로 지금의 성장세와 확보한 고객에 대한 리텐션이 제대로 이뤄질지는 아직 지켜봐야할 것입니다.
C커머스가 다른 편법이 아닌 고객의 선택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C커머스가 가진 강점을 인식하고 배울 수 있는 부분은 배우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수억 명의 유저 데이터를 통해 최적화해온 서비스 고객 여정은 분명 참고할만할 것입니다. 소비자가 C커머스에서 어떤 강점을 느끼는지, 어떤 유형의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찾는지도 배울 수 있겠죠. 그런 뒤에 C커머스가 가진 한계점을 찾고 그 점에서 경쟁력을 찾는 것이 가장 올바른 전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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